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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나를 찾으러 다니냐고요?

호모롸이터스 2022. 5. 11. 22:06

누군가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나를 찾아 다니냐고. 그리고 그만큼 찾았으면 됐지 않느냐고. 그리고 이런 충고도 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나만 찾아다니지 말고 지금-여기 너를 둘러싼,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라고, 네가 가진 것들, 네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 그리고 네가 관계하는 사람들이 너를 말해 주는 거라고 말이다.

대략 십 년에 한 번씩 마치 탈피를 위한 통과의례처럼 이런 맘살의 시기가 내게 있었다. 지난 일기장을 뒤져 보니 ‘I wanna be me.‘라는 낙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시기. 아마도 지금처럼, 어느 순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내가 나답게 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균열이 가고, 그 균열은 일상과 관계와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곤 했다.

나답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나는 모든 것을 멈추고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났던 듯도 하다. 지금처럼 말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나답다’는 말은 참 어려운 말이다. 누군가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혼자 생각한 대로 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 뜻과 달리 주변 상황에 맞춰야 할 때도 있고, 내 생각을 수정해야 할 때도 있고, 알면서도 나다움을 실현하지 못하고 살 때도 있다.
그런 순간에서조차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다움에 대한 성찰과 지표마저 없다면 우리는 나 없는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비춰지는 대로, 세상에 놓여진 좌표대로 내가 규정된다는 것은 왠지 좀 억울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나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했다. 나다운 것을 알기 위해서는, 남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나의 통찰들로 나의 삶을 가꾸어 보는 과정의 경험이 필요했다. 이 과정이 느리고 답답하고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시간들이 또 한동안 중간에 길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임을 경험으로 나는 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라는 믿음이다.

우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특별하고, 모두가 자기답게 살면서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세상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우리는 어쩌면 죽을 때까지 때때로 걷던 걸음을 멈추고 내가 누구인지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 ‘나답다’라는 말의 의미를 붙잡고 있다면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을 때 내 삶의 좌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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